《정치》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기로에 선 국민의힘, ‘폭망’이냐 정면돌파냐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3-01 08:36


선거가 문제가 아니다?···기로에 선 국민의힘, ‘폭망’이냐 정면돌

파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은 정치적으로 이미 끝났다. 이른바 ‘윤 어게인’ 지지자도 전한길 같은 극단적인 부류를 빼면 대통령 직무 복귀 같은 이야기를 안 한다. 이분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윤석열은 그래도 뭐라도 해보려 했고, 좌파들과 싸우려고 했다. 계엄도 그 연장선이었다고 자신들은 보는 것이다. 윤석열이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가는데 국민의힘 너희는 뭐 했냐는 질문이다.”


이 인사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윤석열이 100% 잘했다는 게 아니다. 국민의힘이 더 문제이고, 그런 당원들의 마음이 유일하게 투영되고 있는 사람이 장동혁 대표라는 것이다.”


지난 2월 26일 발표된 정당 지지율 수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최악의 성적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월 23~25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5%, 국민의힘은 17%가 나왔다. 이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시행된 NBS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8월 1주 차(16%)이래 국민의힘 지지율로는 가장 낮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 연령대에서 국민의힘을 앞섰고, 지역 별로도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보수세가 강한 TK에서조차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8%로 동률을 이뤘다(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 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4.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런데도 “폭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일까.


장동혁 측 “윤석열 절연은 예송논쟁”


“우리가 좋든 싫든 80%의 당원들은 윤석열 절연을 반대한다. 윤석열 절연은 사실 예송논쟁이다. 중요한 게 아니다. 당원 80% 가까이가 장동혁 노선을 지지하는데, ‘절윤’하라는 사람들은 당원 80%에게 나가라는 소리 아닌가. 민주당 당원들은 말 되는 소리를 하나. 저쪽(민주당 당원)도 이상한 소리 많이 한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이 겪고 있는 ‘진통’은 민주당이 이른바 당원 주권 정당으로 탈바꿈하며 보여줬던 모습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일극체제가 왜 정당화됐나. 그게 옳아서가 아니라 이른바 ‘수박’(반이재명계)들로부터 이재명을 지켜야 당을 지킬 수 있고 그래야 집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원들이 더 강하게 푸시하고 이재명을 밀어준 것이다. 똑같다. 한동훈 제명 조치를 했을 때 당 지지율이 피크를 찍었다. 대안과 미래(국민의힘 소장파 모임)가 설칠수록 당원들은 장동혁을 더 밀어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절윤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다음 총선에서 쫓아내려면 장동혁이 연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100일도 안 남은 6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선거에 혹시 지더라도 장동혁 대표 책임론은 불거질 수 없다. 대표는 당원들 의사를 따른 것이다. 무슨 근거로 나가라 마라 하는지 모르겠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장동혁 지도부가 유튜브 정치에 포획됐다”고 진단했다. 2024년 총선 때 여러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던 그는 “그때만 해도 지금은 대형채널이 된 극우 유튜브채널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고 말했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대부분 극우 보수 채널 구독자가 2배 이상 급증했다는 것이다.


“그 뒤 대선과 전당대회가 있었다. 대선은 투표율이 높으니 유튜브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전당대회는 다르다. 정치 관심층만 투표하고, 특히 당원들만 참여한다. 그때 유튜브 선거운동에 주력한 장동혁과 김민수 최고위원이 덕을 봤다.”



많은 사람이 대선후보였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당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당대회에 전면으로 등장한 것은 윤 어게인을 외치던 유튜브 정치였다는 것이다.


“당원 역시 마찬가지다. 대선 당시 75만명인 당원이 115만명이 됐다고 하는데 늘어난 사람 중 절반은 극우 보수 성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자유통일당이나 유튜버 고성국을 따라 입당한 사람들이고, 나머지 반은 지방선거 경선에 대비해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사람들이다.”


정치평론가·선거컨설턴트들은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폭망은 예정된 결론”이라는 전망에 대체로 동의한다. 엄경영 소장은 “장동혁 대표든, 지방 순회 행사를 열겠다는 한동훈 대표든 제사엔 관심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제사’는 지방선거이고, ‘젯밥’은 그 이후에 이뤄질 보수 재편이다.


“부산·경남의 최근 선거 결과들을 보면 ‘역 결집’이 극명하게 일어났고, 서울은 일부 보수유권자들의 거여 견제론을 얼마나 부추길 수 있을 것인지만 남았고, 강원과 충청권까지 다 끝났다고 본다.”


민주당 완승이 예정된 선거라는 얘기다.


국힘 관심사는 ‘선거 후 보수 재편’


현재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지방선거 승리가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 당권이 목표라는 데는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의견이 같다.



“장동혁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판사 출신이다. 엉겁결에 국회의원이 되고 강성 지지층에 힘입어 당대표까지 된 사람이다. 확고한 신념이나 정치적 상상력, 비전을 갖춘 인물이 아니다.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이다. 의원들 대부분이 당권파다. 왜 조용히 있겠는가. 똘똘 뭉쳐 공천받는 게 꿈인 사람들이다. ‘절윤’을 하면 본인 지지기반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부산도 서울도 어렵다. 믿을 곳은 대구·경북과 경남밖에 없다. 민주당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장으로 출마하면 대구도 어려워질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서울은 2~3개, 경기도도 다섯 군데 이상 가져가기 힘들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선거 역사상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했던 2018년 민주당 압승을 넘어서는 패배 성적표를 국민의힘이 받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공희준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 폭망을 넘어서 국민의힘 지지기반인 보수가 달라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 국민의힘 보수는 박근혜 때 영남 보수도 아니고 이명박 때 강남 보수도 아니다. 각각의 특징이 안보 보수와 경제 보수라는 건데 공통점을 따지면 현실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현실 보수라는 점이다. 그런데 윤석열 때부터 종교 보수, 개신교 보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근혜의 롤모델이 박정희였다면 이명박의 롤모델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었다. 그렇다면 장동혁의 롤모델은? 성경이다.”


공 평론가에 따르면 종교 보수의 특징은 ‘시련은 있어도 패배는 없다’는 성정이다. 지방선거에서 ‘패배’는 패배가 아니라 시련일 뿐이라고 정당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진짜 패배가 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것이다. 패배도 ‘더 큰 승리’로 가기 위한 시련, 단계일 뿐이라는 것이 저들의 기본태도다.”


그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일부 친박 인사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만 승리해도 괜찮을 사람들’과 ‘나의 사전에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주장하는 종교 보수들 조합으로 국민의힘 주도권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이 처참하게 망가졌다. 선거에 져도 상관없다는 대표와 당원들이 주류인 정당이 어디 있나. 한국 보수정치에서 그런 경우는 처음일 것이다.”


“선거 져도 상관없다” 주장 결말은


허만섭 강릉원주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왜 보수 성향 대통령만 두 차례 탄핵당했냐를 두고 보수 분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보수 지지자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당시 여권 대표였던 한동훈이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등식을 세우면서 탄핵이 기정사실화됐고, 대통령 탄핵도 이른바 한동훈계의 찬성이라는 ‘반란’ 때문에 이뤄진 것이니 절윤을 주장하는 친한계나 중진들의 태도가 용서되지 않는 것이다. 보수 재건의 방향도 생각이 정반대다. 친한계 등은 중도를 잡아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보수 지향점을 잃어버리고 민주당과 비슷한 정체성 혼란에 빠진다는 것이 국힘 지도부와 당원들의 생각이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략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세대 전략을 강하게 앞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동훈 등과 같이 가기는 어렵다. 지방선거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가더라도 뭔가 남는 게 있어야 한다. 20·30대를 발탁해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경험도 없고 인지도도 없지만, 설혹 선거에서 지더라도 그 세대에게는 민주당보다 젊은 세대를 더 신경 쓴다고 어필하는 평가는 받을 수 있다.”


그는 “그동안 국민의힘 쪽에서는 전화 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지만 자동응답방식(ARS) 조사에서는 꽤 선전한다며 지방선거 판도를 바꿀 ‘샤이보수’가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최근엔 ARS에서도 숫자가 안 나오는 경향이 있다”라며 “지금 구도를 엎으려면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하는데 이재명 정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코스피지수다. 이걸 이겨낼 방도가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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