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청문회장도 못 들어갔다... '자료 제출 부실' 설전 끝 파행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자료 제출 미흡 문제로 1시간 30분간 여야 설전 끝에 결국 파행됐다. 야권은 이 후보자 측이 제출한 자료가 매우 부실해 정상적인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몰아붙였고 여당은 후보자 입을 통해 청문회에서 검증하자고 맞섰다. 여권으로서는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거센 반발과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수 진영 인사인 이 후보자를 발탁한 만큼 이 후보자 임명 강행도 지명 철회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여야 합의로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을 수도 있지만 여야 입장 차가 커 가능성이 높지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1시간 30분 만에 정회… 야3당, 부족한 자료 제출 질타
1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야가 자료 제출 문제로 강하게 충돌하면서 후보자 출석도 없이 1시간 30분 만에 정회됐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은 시작과 함께 "이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양당 간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위원장으로서 청문회 관련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회의장 주변에서 대기하던 이 후보자는 출석은 물론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조국혁신당은 한목소리로 후보자의 성의 없는 자료 제출을 질타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라며 "청년 분노를 유발한 불법증여, 아파트 청약, 부모찬스 등에 대해 후보자 측이 제출한 자료는 검증이 불가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 주는 청문회가 되면 결코 안 된다"(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노력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등 질타가 쏟아졌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후보를 검증해야 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평행선만 확인한 여야…국민의힘 "청문회 대신 수사기관 가라"
정회 후 여야는 물밑에서 계속 협의를 진행했지만 자료 제출을 두고 시각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증여세 대납 여부를 확인할 가족 간 금융거래 현황, 반포 원펜타스 청약 관련 자료, 자녀 국적 현황 및 학적 기록, 장남의 용산구 소재 아파트 출입기록 등이 반드시 제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윤석열 정부 시절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사례를 들며 가족 등에 대한 민감한 개인정보는 보호돼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국무위원 청문회가 아닌 수사기관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적 분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청와대에 임명 명분을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이 대통령은 최소한 양심이 남았다면 국민 스트레스 주는 아집을 부리지 말고 즉각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20일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야당 반대하면 청문회 불가... 靑, 상황 지켜보겠다
범여권까지 거세게 반발하면서 민주당은 청문회 단독 진행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위원장도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야당에서 안 한다고 하면 청문회를 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도 이날 "청문회가 열려서 국민 앞에 소상히 소명할 기회를 갖길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자 청와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임명 결정은 결국 청와대 몫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후 20일 이내에 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야 하는데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재송부 요청에도 청문경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 다만 청와대는 청문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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