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관세압박 K메모리…러트닉 美상무장관, 한국 직접 겨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미국에 설비를 추가로 짓거나, 관세를 내라고 압박한 것이다. 한미 관세협상 문서에는 반도체에 대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보장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는 대만과 같은 경쟁국에 비교해 차별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기준일 뿐, 일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염려감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러트닉 장관은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에서 열린 마이크론 신규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려는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7%를 차지한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 26%, 대만 CXMT·난야가 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절대적인 것이다.
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생산돼 100%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마이크론 제품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 압박이 그동안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제는 관세 전선이 메모리 반도체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팩트시트에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것이고, 또 그 기조하에서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반도체 제조장비 포함)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에 적용되는 조건은 ‘한국과 동일하거나 더 큰 반도체 교역 규모를 가진 다른 국가’에 부여되는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게 설정한다고 명시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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