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가 시가 되면 저자 윤효경 (성연 시인선34)
윤효경 시인이 첫 시집 『계절의 변화가 시가되면』을 펴냈다. 오랜 시간 가슴에 품어온 시에 대한 꿈과 삶의 기억을 한 권의 시집에 담아낸 결실이다.
도서출판 성연에서 출간된 이번 시집은 2026년 7월 25일 발행됐으며, 총 7부 90여 편의 시와 배성근 시인의 시 해설 「그리움이 머무는 시의 풍경」을 함께 실었다. 정가는 1만5천 원이다.
시집의 첫머리에서 윤효경 시인은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는 심정을 “설렘과 두려움”이라고 표현한다. 오랜 세월 시를 향한 마음을 놓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아온 시간이 한 편 한 편의 시가 되었으며, 그 시들이 독자에게 작은 위안과 다시 꿈꿀 수 있는 따뜻한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집의 중심에는 자연과 고향, 가족, 사랑과 그리움이 자리한다. 특히 우포늪은 시인의 시적 세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우포늪 봄이 오면」에서는 이앙기 뒤를 따르는 어머니의 모습과 물풀, 바람, 늪의 생명들이 어우러지며 봄의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늪은 단순한 자연의 배경을 넘어 생명이 깨어나는 하나의 시적 공간으로 형상화된다.
계절의 변화는 시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소리로 오는 가을」에서는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를 통해 가을을 감각적으로 포착하고, 「소리로 오는 가을 2」에서는 흔들리는 계절과 함께 흔들리는 인간의 감정을 겹쳐 놓는다. 계절은 자연의 시간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마음이 지나온 시간이다.
가족에 대한 기억도 시집 곳곳에서 깊은 정서를 이룬다. 「산소에 노란 풀꽃이 피면」에서는 아버지의 무덤을 찾는 장면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여름 국수 냄새까지 불러내며 가족의 기억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되살린다. 결국 아버지는 흙과 바람과 공기, 그리고 사랑으로 다시 자연 속에 존재한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또 하나의 어머니」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여섯 남매를 키워낸 어머니의 흰머리를 삶의 고단함과 사랑이 새겨진 ‘훈장’으로 바라보며, 가족의 역사를 한 사람의 얼굴과 머리카락에 담아낸다.
사랑과 그리움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큰 축이다. 「그리움」에서는 계절이 바뀌는 동안에도 마음속 그리움은 새로운 잎을 달고 자라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그리움이 시가 되어」 연작에서는 기억과 기다림, 사랑의 잔상이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저자 윤효경 시인
윤효경 시인의 시적 세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거창한 관념보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구체적인 풍경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점이다. 우포늪, 황강, 고향의 들녘, 산길, 바람과 별, 부모와 가족의 기억이 시인의 삶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배성근 시인은 시 해설 「그리움이 머무는 시의 풍경」에서 윤효경 시인의 작품 세계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풍경으로 읽는다. 특히 우포늪과 황강, 고향의 들녘과 산길, 바람과 별, 부모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시인의 중요한 시적 원천으로 꼽으며, 일상의 풍경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따뜻한 시선에 주목한다.
또한 윤효경 시인은 경남 합천군 용주면에서 태어나 자연과 농촌의 정서 속에서 성장했으며, 오랜 직장생활을 거쳐 시와늪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시창작과 캘리그라피 강사로 활동하며 문학과 예술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나누고 있다.
이번 첫 시집은 단순히 그동안 써온 작품을 묶은 책이라기보다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기억을 계절의 언어로 다시 기록한 결과물에 가깝다. 봄의 생명력에서 여름의 기억으로, 가을의 그리움에서 겨울의 성찰로 이어지는 시편들은 자연의 계절과 인간의 삶이 서로 다른 시간이 아님을 보여준다.
『계절의 변화가 시가되면』이라는 제목처럼 시인의 계절은 곧 삶의 계절이다. 꽃이 피고 지는 자리에서 사랑을 만나고, 늪의 물안개 속에서 고향을 떠올리며, 바람과 별을 바라보며 지나간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렇게 자연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그리움이 되며, 그리움은 다시 한 편의 시가 된다.
윤효경 시인의 첫 시집은 “자연과 삶, 사랑과 그리움이 한 계절씩 건너며 시가 되어가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해온 시의 꿈을 이제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은 만큼, 이번 시집이 독자들의 삶에도 저마다의 계절을 돌아보게 하는 작은 울림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와늪 배성근 대표 (시인.수필.소설.평론(비평).칼럼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