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기(溫氣)
박순화
제 집에 간 자식들
아련히 눈에 밟혀
빈 방에 들어서면
쏟아진 눈물 줄기
아직도
이부자리에
온기 남아 따습다
◇ㅡ◇ㅡ◇ㅡ◇ㅡ◇ㅡ◇ㅡ◇ㅡ◇
떠난 자리에 남은 사랑의 온기
작품 박순화 시인의 '온기'를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짧은 작품이지만 자식이 떠난 뒤 빈 방에 남은 부모의 마음을 ‘온기’ 하나로 잘 붙잡은 시조입니다.
이 작품의 중심 정서는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허전함, 그리고 그리움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온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집에 간 자식들”이라는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자식들은 이제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갔지만, 부모에게는 그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련히 눈에 밟히는 모습
여기서 ‘눈에 밟힌다’는 표현이 좋습니다. 자식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는데도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아 있는 부모의 애틋한 심정이 드러납니다.
둘째 수의
'빈 방에 들어서면
쏟아진 눈물 줄기'
에서는 정서가 한층 깊어집니다.
‘빈 방’은 단순히 사람이 없는 공간이 아니라 자식이 떠난 뒤 부모의 마음까지 비어버린 공간으로 읽힙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가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아직도
이부자리에
온기 남아 따습다'
사람은 떠났지만 온기는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온기’는 단순한 체온이 아니라 자식과 함께했던 시간, 사랑, 가족의 정, 그리고 부모의 마음에 남은 정신적인 온기까지 의미가 확장됩니다.
「온기」는 ‘빈자리’와 ‘온기’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통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특히 시적 흐름이 좋습니다.
자식의 귀가 → 눈에 밟히는 모습 → 텅 빈 방 → 눈물 → 이부자리에 남은 온기
이렇게 감정이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깊어집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의 ‘온기’가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시어입니다.
이 작품은 요즘 흔히 말하는 ‘빈 둥지’의 정서를 직접 설명하지 않고, 이부자리라는 아주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래서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겹쳐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빈 방’과 ‘따뜻한 이부자리’의 대비가 아주 좋습니다.
허전함으로 시작해 눈물로 내려갔다가 마지막에 따스함으로 끝나는 구조도 인상적입니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09-28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정보책임관리자최용대
010-8834-9811
hangukmaeilnews@naver.com
청소년보호책임자최용대
010-8834-9811
hangukmaeilnews@naver.com
저작권담당자최용대
010-8834-9811
hangukmaeilnews@naver.com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