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내 남편 죽였다"…허위사실 유포 60대 벌금 400만원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26 12:46

"약재 잘못 처방" 주장하며 한의원 앞에 현수막·대자보 게시


한약한약 위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한의원에서 진료받은 남편이 지병으로 숨지자 허위 사실을 퍼뜨려 한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60대가 벌금형을 받았다.


전주지법 형사1부(이영은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67·여)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400만원을 내린 원심을 유지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2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의 남편은 당시 소화불량 등 증세로 전북 익산에 있는 B(51)씨의 한의원을 찾아 진료받았으나 이로부터 3개월 뒤 숨졌다.


그러자 A씨는 그해 5월 휴대용 가스버너를 들고 이 한의원을 찾아가 "한의사가 내 남편을 죽였다"고 소리치며 난동을 부렸다.


그는 한의원 앞에 '소화불량으로 죽는 게 말이 되느냐. 남편을 살려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대자보를 걸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부자'(附子·투구꽃 뿌리)를 처방한 게 남편을 죽음으로 몬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부자는 양기를 회복하고 몸의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는 효능이 있지만, 독성이 있어 전문적 처방이 필요한 한약재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인의 생전 진료 기록 등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감정의는 망인의 사망 원인이 간경화 및 간 기능 부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망인의 간 전체에서 혈관 육종이 관찰되는데 이는 최소 6개월, 최장 7년에 걸쳐 생긴 것으로 판단되므로 한의원 방문 이전부터 육종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한약재(부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약을 잘못 처방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허위 사실을 퍼뜨려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은 있지만, 그러한 이유만으로 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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