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부터 활명수까지…제약사 문화공간서 만나는 약의 역사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9-25 08:13

한독의약박물관, 동서양 유물 전시…보물 6건 등 문화유산 풍부


장수기업 유한양행·동화약품, 사옥서 한 세기 여정 소개


한독의약박물관에 재현된 19세기 독일 약국한독의약박물관에 재현된 19세기 독일 약국 [한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약은 동서고금 인류와 함께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 개발과 서적 편찬이 지속돼 왔다.


전통 있는 국내 제약업체 중 일부는 의약품을 주제로 한 전시·문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나들이를 겸해 들러볼 만한 시설을 소개한다.


◇ 한독의약박물관, 전시 구성 다채…'호열자' 특별전도


한독[002390]이 1964년 세운 한독의약박물관은 동서양 의약품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충북 음성에 있는 박물관 1층에는 국제전시실과 한독역사실, 2층에는 한국전시실과 일산문고 등이 있다.


국제전시실에는 독일, 영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19세기 독일 약국,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 연구실을 재현한 공간도 있다.


한국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의약 관련 유산을 만나볼 수 있다. 약을 만들거나 저장하는 데 사용한 도구와 수술 기구, 기록물 등이 진열됐다.


일산문고에는 의학자 일산(一山) 김두종 박사가 기증한 옛 의서들이 꽂혀 있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6건을 비롯한 풍부한 문화유산은 한독의약박물관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이 박물관은 고려시대 왕실 의약을 담당했던 기관인 '상약국'(尙藥局) 글자가 새겨진 원통형 청자 그릇, 조선시대 한글로 쓴 한의학 서적인 '구급간이방', 조선시대 초기 한방 의학 백과사전인 '의방유취' 등을 소장하고 있다.


허준이 완성한 의서 '동의보감' 초간본과 국가등록문화유산인 '호열자병예방주의서'도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이다. 1902년 간행된 호열자병예방주의서에는 콜레라 예방과 치료, 환자 관리와 소독 방법 등이 기록됐다.


한독의약박물관은 정기적으로 특별전도 열고 있다.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주제는 콜레라를 뜻하는 '호열자'다.


이 박물관 관계자는 "한독의약박물관에는 유물 2만여 점이 있다"며 "소화제나 방향제 만들기, 씨앗 심기 같은 다양한 체험 행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윌로우하우스윌로우하우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창업자 유일한 정신 전하는 유한양행[000100] 윌로우하우스


서울 동작구 윌로우하우스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1962년부터 35년간 사용한 옛 사옥을 보수해 지난 6월 개관한 문화 공간이다.


'윌로우'(Willow)는 유한양행 상징인 버드나무를 뜻하는데, 윌로우하우스에 들어서면 거대한 버드나무 형태 미디어 월이 관람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규모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의 100년 역사는 2층 '메모리얼 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얼 홀 입구에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던 설립자 유일한 박사 유언장이 전시돼 있고, 유언장 옆에는 유 박사가 생전에 사용했던 시계, 모자, 가방 등이 진열돼 있다.


버드나무 문양이 들어간 다양한 유한양행 배지, 유 박사 생애를 다룬 서적과 그가 남긴 어록도 볼 수 있다.


윌로우하우스 3층에서는 유한양행의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R&D) 관련 정보를 소개한 비전 홀을 관람할 수 있고, 1층에는 미디어아트 홀과 찻집 등이 있다.


윌로우하우스에서는 일상에 지친 마음을 살피고 내면의 깊은 곳과 마주하는 '마음 회복 여정'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동화 1897 라운지동화 1897 라운지 [동화약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동화 1897 라운지에서 보는 '활명수' 변천사


소화제 '활명수'로 유명한 장수 기업 동화약품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순화동에 신사옥을 준공하면서 '동화 1897 라운지'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1897년 순화동의 작은 한옥에서 시작된 동화약품이 걸어온 여정이 서(序), 활(活), 신(新), 인(人)이라는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돼 있다.


화강암 재질의 동화약방 본포 입구 표석, 동화약품 역사를 전하는 각종 기록물, 한방에서 약재를 빻기 위해 썼던 약연과 저울인 표준 중량기 등 오래된 약재 도구 등이 눈길을 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 1897 라운지는 과거와 현재가 마주하며 흐르는 공간"이라며 "이 공간의 가장 안쪽은 활명수를 만들던 우물이 있던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펼친 부채를 표현한 한지 벽과 옛 한옥 약방을 모티브로 한 나무 기둥 등을 보며 동화약품이 품어온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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