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업체 계좌로 리딩방 사기금 세탁한 20대 형제 징역 4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11 15:06

투자사기 피해금 수표로 인출해 조직에 전달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수십억 원대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금을 유령 업체를 통해 세탁해 준 20대 형제가 1심에서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수원고법 전경수원지법·수원고법 전경 [촬영 이영주]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윤성열 부장판사)는 사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형제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동생에게는 150만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신원미상의 리딩방 투자 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해자들이 송금한 투자금을 세탁해 조직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형이 지인으로부터 "불법 사이트에 사용할 통장을 구한다"는 제안을 받자 친동생에게 "통장을 빌려줄 사람을 모집해 수당을 받자"며 범행을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생은 본인 명의로 허위 상품권 매매업체를 차리고, 사기 조직에 속은 피해자들이 이 업체 계좌로 돈을 보내면 이를 수표로 뽑아 다른 사기 조직원에게 건네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가담한 사기 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거래소 사이트에 가입하고 투자금을 이체하면 무료로 리딩을 해주고 투자 금액 대비 5∼10배의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형이 연루된 사기 피해자는 20명, 피해 금액은 43억원에 달했고 동생이 직접 계좌를 제공해 가담한 범행의 피해자는 8명, 피해액은 27억원 남짓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 형제는 "상품권 구매 대행 사업인 줄 알았을 뿐 보이스피싱이나 투자 사기와 관련된 일인 줄은 몰랐다"며 공모 사실과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이 지인으로부터 '불법 사이트에 사용할 통장을 구한다'는 제안을 받고 동생 등을 모집했고, 동생은 약 8일 만에 150만원의 고액 수당을 현금으로 받는 등 보수 지급 방식이 통상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품권 실물을 거래한 사실 없이 수표 출금과 무통장 입금만 반복한 점 등을 볼 때, 피고인들이 애초 소개받은 내용과 다르게 비정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범행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수십억원에 달함에도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한 지위는 아니었으며,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실제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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