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필룩스 이사회 합류…자문계약·지분투자·CFO 겸직하며 핵심 역할
KH그룹,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이어 다시 등장…제넨셀 모태 의심
한동훈(왼쪽부터)·김승원 [촬영 황광모·임화영]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최윤선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된 바이오기업 제넨셀의 창업자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등장한 KH그룹 계열사 KH필룩스의 사외이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지분 투자에 앞서 인적 관계를 맺고 이후 연구·사업화 협력과 임원 겸직 등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KH그룹이 '식약처 로비 의혹' 대상이 된 회사의 모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제넨셀 창업자인 강모 경희대 교수는 2018년 4월 30일 필룩스 사외이사로 선임돼 2020년 8월 28일까지 약 2년 4개월간 재직했다.
강 교수는 이에 앞서 2016년 천연물 신소재를 활용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하는 제넨셀을 설립했다.
제넨셀은 담팔수 추출물을 활용한 대상포진 치료제와 바이러스 간염 치료제 등의 개발을 추진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담팔수 추출물 기반 후보물질 'ES160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나섰다.
KH는 강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2018년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약개발과 의약품 제조·판매, 바이오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바이오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KH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자금 은닉 및 지분 거래 등으로 관여된 회사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의 자금 협력 및 대북 사업 공동 추진 등 관여 의혹이 제기돼있다.
강 교수의 퇴임 이후에도 협력은 이어졌다.
KH의 2021년 1월 투자설명서에는 강 교수 퇴임 다음 날인 2020년 8월 29일 경희대 산학협력단과 산업자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자문 주체는 강 교수가 센터장을 맡은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였다.
신약 개발 전략과 연구개발 지원, 미국 식품의약청(FDA) 제도와 바이오 시장 진출 등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기본자문료 5천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KH는 강 교수가 바이오사업 연구개발과 임상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자문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사외이사에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제넨셀 [제넨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H는 2020년 11월 18일 제넨셀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45만4천주를 총 14억9천820만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그해 말 기준 지분율은 12.65%였다.
KH는 투자설명서에서 제넨셀이 보유한 항암면역세포 치료제와 신부전증 치료제 특허의 공동사업화를 추진하고, 양사의 연구개발 협력과 사업화를 위한 실행 방안을 협의한다고 밝혔다.
투자 이후에는 KH측 인사가 제넨셀 이사회에 참가했다.
2021년 사업보고서에는 KH필룩스의 재무총괄 부사장이자 사내이사인 오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그해부터 제넨셀 기타 비상무이사를 겸직한 것으로 나와 있다.
KH는 2021년 9월 말 제넨셀 지분율이 6.24%였지만, 자사 임직원의 임원 겸직으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제넨셀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같은 시점 제넨셀의 4회차 전환사채도 취득가액 기준 15억500만원어치 보유했다.
제넨셀은 대상포진 치료제와 바이러스성 간염 치료제 등의 개발을 추진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담팔수 추출물 기반 후보물질 'ES16001'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나섰다.
제넨셀의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신청과 김 후보자의 신속 처리 요청도 이 무렵 이뤄졌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식약처에 ES16001의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김승원 후보자는 강 교수의 부탁을 전달받은 브로커 양모씨의 요청으로 같은 해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심사를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연락했다.
식약처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0월 26일 제넨셀의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출근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8 hwayoung7@yna.co.kr
그러나 이후 임상시험은 중단됐다.
제넨셀은 2023년 5월 중간 통계분석과 임상 전략 수정 등을 이유로 임상시험수탁기관에 시험 잠정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이후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식약처에 동물실험 관련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24년 12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KH는 제넨셀 투자와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2018∼2022년 추진한 바이오 신사업 전략에 따른 정상적인 투자였다고 해명했다.
또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에 대해 반환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고 밝히면서 "회사는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 피해 당사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