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남 가뭄 해갈 '단비'…농민들 "돈 주고도 못 살 생명수"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8-16 15:12

저수율 32%까지 하락한 농지 적시는 빗줄기…'심각' 단계 가뭄 완화 기대


가뭄 속 반가운 단비가뭄 속 반가운 단비 [촬영 이준영]


(밀양=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벼가 다 말라서 걱정이었는데 오늘 같은 비는 돈 주고도 못 사니 너무 반갑죠."


극심한 가뭄으로 농가 걱정이 커지는 1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한 농지 앞.


한동안 비 소식만 애타게 기다린 농민 장종명(67) 씨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논과 못에 물이 차오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신 비를 가로지르며 주변을 살폈다.


모처럼 굵은 빗방울이 오전부터 떨어지자 반가운 마음에 얼른 집을 나섰다고 장씨는 강조했다.


그는 "짧게 비가 내린다면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내일까지 비가 내린다고 하니 이 정도면 해갈에는 분명 도움 된다"며 "평생 살면서 이렇게 기다려본 비가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밀양을 비롯한 경남 전역에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농민들 얼굴에는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개구리들도 비가 반가운 듯 논밭을 폴짝폴짝 뛰어다니기 바빴다.


연일 이어지는 가뭄에 애태우던 농민들은 빗줄기를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물이 고이는 논을 살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경학(66) 밀양시 가산리 이장은 "오늘까지 이 정도만 내려줘도 농민들에게는 벼를 살리는 생명수나 다름없다"며 "올해 농사 절반 이상은 포기해야겠다 싶었는데 다시 힘내서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가 반가운 개구리비가 반가운 개구리 [촬영 이준영]


그동안 경남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농업용수 부족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밀양·거제·의령·함안·창녕 등에는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가 이어지는 중이다.


급기야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지원된 소방 물탱크차들은 경남·창원소방본부 차량과 합쳐 도내 곳곳에 총 3만4천839t의 물을 공급했다.


당초 국가소방동원령은 지난 13일 오후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가뭄이 이어지면서 이틀 더 연장됐다.


이날 기준 도내 평균 농업용수 저수율은 32%로 평년(70.1%)의 45.6%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날 경남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가뭄 상황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거창과 함양을 제외한 모든 시·군에는 호우 특보가 발령됐다.


전날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내린 강수량은 남해 119.6㎜, 사천 97.3㎜, 하동 81.6㎜ 등이었으며 가뭄이 심각한 창녕과 밀양에는 각각 39.5㎜, 32.4㎜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7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오전까지 경남과 부산, 울산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으며 오후에는 경남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예상된다"며 "해상에서도 풍랑이 일 수 있어 해상 활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 내리는 밀양 백안 저수지비 내리는 밀양 백안 저수지 [촬영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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