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김양미의 청소년소설 『아스파라거스』
‘이상하다’는 말은 누구의 기준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남들과 조금 다른 말투와 행동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너무 쉽게 누군가를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1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양미의 청소년소설 『아스파라거스』(문학동네)가 출간됐다. 지난 7월 24일 펴낸 이 작품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한 청소년과 그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만들어 놓은 ‘이상함’의 경계를 되묻는다.
소설의 중심에는 중학교 2학년 현빈과 같은 반 친구 요한이 있다. 요한은 뭐라고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또래와 어긋날 때가 있고, 그 때문에 반 친구들에게 금세 미운털이 박힌다. 현빈 역시 처음에는 그런 요한이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한 만큼 자꾸 마음이 쓰인다.
어느 날 요한의 집에 놀러 간 현빈은 요한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현빈은 요한을 피하거나 ‘이상한 아이’로 규정하는 대신 요한과 잘 지낼 방법을 찾아 나간다. 소설은 이 과정을 거창한 교훈이나 감동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학교와 가정, 친구 사이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따라가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목 『아스파라거스』도 눈길을 끈다. ‘아스퍼거’와 발음이 닮은 ‘아스파라거스’라는 익숙한 식물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작품은 낯섦과 익숙함,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환기한다. 결국 소설이 묻는 것은 요한에게 어떤 이름을 붙일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며 만들어 온 기준이 과연 옳은가 하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아스파라거스』는 장애나 특정 증후군을 설명하기 위한 소설에 머물지 않는다. 요한을 특별히 불쌍한 존재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대상으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우리 교실과 동네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는 데 작품의 힘이 있다.
심사위원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아동청소년문학 작가 이꽃님은 요한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함에 가까운 인물’로 그려냈다는 점과 함께 첫 문장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흡인력, 작가의 분명한 시선과 문장 구사력을 높이 평가했다. 진형민 작가는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청소년 인물을 통해 평범한 존재가 지닌 역할과 가능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따라서 『아스파라거스』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료하다. ‘요한은 왜 이상한가’가 아니라 ‘우리는 왜 요한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가’이다. 다름을 발견하는 순간 상대에게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그 선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은 문경민의 『훌훌』, 김수빈의 『고요한 우연』, 황보나의 『네임 스티커』, 이로아의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등 동시대 청소년들의 삶과 고민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아스파라거스』는 그 뒤를 잇는 제16회 대상작이다.
김양미의 『아스파라거스』는 누군가의 다름을 이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타인을 ‘정상’과 ‘비정상’, ‘평범한 아이’와 ‘이상한 아이’로 가르는 우리의 시선을 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을 한 가지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김양미 지음, 문학동네, 1만3천500원.
대구 몬스터즈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김양미 작가
한편 김양미 작가는 13일 대구 몬스터즈크래프트비어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북토크를 가졌다. 『오순정은 오늘도』로 ‘대구시 올해의 책’ 작가로 독자들과 만났던 김 작가는 이번에는 제16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작 『아스파라거스』를 들고 다시 몬스터즈를 찾았다.
박경주 작가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북토크에서 김양미 작가는 『아스파라거스』의 탄생 과정과 작품 속 인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특히 서로 다른 상처와 감정을 지닌 청소년들이 관계를 맺으며 ‘너와 나’에서 ‘우리’로 나아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작품에 담은 생각을 독자들과 나눴다.
“힘 빼고 살짝, 하이파이브!”라는 문구처럼 이날 이야기도 무겁게 교훈을 건네기보다 청소년들의 마음과 관계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독자들은 작가의 설명을 통해 소설 속 장면과 인물을 다시 만났고, 작품 밖에 숨어 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오순정은 오늘도』에 이어 『아스파라거스』까지, 김양미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이어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이라는 이름 뒤에 놓인 작가의 고민과 집필 과정을 직접 들으며, 한 권의 소설이 독자에게 건너오기까지의 시간을 함께 되짚어보는 자리였다.
독자들은 작가의 설명을 통해 소설 속 장면과 인물을 다시 만났고, 작품 밖에 숨어 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