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린 고향 집 대신…'3대 독립운동' 오희옥 지사 기념관 짓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14 07:04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으로 지역사회가 마련한 생전 거주 주택 철거


내년 말 문화복합시설 내 개관…3대 일가 항일 자료 전시


(용인=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마지막 여성 광복군'이자 경기 용인시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고(故) 오희옥 애국지사의 기념관이 내년 말 용인에 문을 연다.


오희옥 애국지사 기념관이 들어설 예정인 원삼문화복합시설 조감도오희옥 애국지사 기념관이 들어설 예정인 원삼문화복합시설 조감도 [용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설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는 기부채납 공공기여 방식으로 산단 내인 원삼면 독성리 771-5 일대 2만4천65㎡ 부지에 문화복합시설을 건립 중이다.


문화복합시설은 10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2천371㎡ 규모로 지난 6월 착공해 내년 7월 준공 예정이다.


오 지사 기념관은 이 건물 지상 1층에 산단 조성 과정에서 나온 유물 및 이 지역의 역사 자료 등을 전시할 상설전시실과 함께 102㎡ 규모로 꾸며져 이르면 내년 12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기념관에는 오 지사의 항일 투쟁 관련 각종 자료는 물론 3대에 걸쳐 독립운동을 한 오 지사 일가 관련 자료들이 전시될 계획이다.


또 지하 1층에 1천526㎡ 규모로 만들어질 기획전시실과 다목적 공간 등에서도 오 지사 관련 자료 특별 전시나 교육 등도 수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 지사 기념관 등 설치에는 시 예산 20억 원가량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 관계자는 "오 지사 기념관에 어떤 자료 등을 전시하고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개관 시기 등도 다소 변경될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오 지사의 유족과 수시로 협의하면서 차질 없이 개관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지사 기념관을 포함한 이 문화복합시설을 오 지사 일가 항일 운동사는 물론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 등과 관련한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의 아들 김흥태(63) 씨는 "기념관이 단순히 할아버지와 어머니 등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아닌 학생과 시민들의 역사 및 독립운동 정신 계승을 위한 교육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향 집'에 사는 꿈 이룬 오희옥 지사'고향 집'에 사는 꿈 이룬 오희옥 지사 (용인=연합뉴스)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가 2018년 2월 23일 고향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의 '독립유공자의 집'을 찾았다. 이 주택은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오 지사의 꿈을 실현하고자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이 모은 성금, 해주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시 관내 기업들의 재능기부로 최근 완공됐다. 2018.2.24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념관이 들어서게 된 배경에는 오 지사의 생전 거주지 철거라는 아픔이 있다.


오 지사가 생전에 거주했던 반도체 산업단지 내 원삼면 죽능리 단독주택은 산단 조성 과정에서 2023년 4월 철거됐다.


이 주택은 "여생을 고향인 용인에서 보내고 싶다"는 오 지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의 성금, 해주 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시 관내 기업들의 재능기부가 합쳐져 건축돼 2018년 3·1절에 완공된 바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조성으로 철거 위기에 놓임에 따라 용인시와 산단 조성공사 시행사, 보훈단체 등이 집터를 이전해 재건립을 추진하다가 오 지사가 별세하면서 중단됐고, 대신 이번 기념관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여성 광복군으로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오 지사는 2024년 11월 17일 9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27년 만주에서 독립유공자인 부친 오광선(독립장)과 모친 정현숙(애족장) 사이에서 태어난 오 지사는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한국광복진선 청년공작대에 입대했다.


이후 1941년 1월 광복군 제5지대로 편입될 때까지 일본군 정보수집, 공작원 모집 등 항일활동을 전개했고, 이후 한국독립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공훈으로 1990년 오 지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오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1867∼1935) 의병장은 1905년 한일병탄조약 체결 이후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고, 이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1896∼1967)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두살 위 언니 오희영(1925∼1970) 지사도 오 지사와 함께 1934년 중국 류저우(柳州)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 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희옥 지사 용인 고향집 준공오희옥 지사 용인 고향집 준공 (용인=연합뉴스)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경기 용인의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2·여) 지사가 꿈을 이뤘다. 용인시는 3.1절인 1일 오후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 지사가 거처할 1층 단독주택을 완공해 준공식을 열었다. 정찬민 용인시장(왼쪽)과 오 지사가 '독립유공자의 집' 나무문패를 가리키고 있다. 2018.3.1 [용인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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