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장소 ㉜]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는 달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등록 2026-08-01 13:38

어제는 경남 양산에서 41.4℃ 기록 기상관측 이래 최고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대구는 낮 기온이 37~38℃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8월 첫날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는 낮 기온이 37~38℃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제는 경남 양산에서 41.4℃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다고 한다.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대에는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때다.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은 탈수와 열사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커질 수 있다고 하니, 실내에서 시 작업이나 독서를 하시는 것이 안전하다 싶어 오늘은 외출을 포기하고 집에서 빈둥빈둥거리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당분간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 폭염이 절정에 이르겠다고 한다. 당분간 뜨겁게 달궈진 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광복절까지는 불볕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은 유별나게 기온이 더 높고 더 오랫동안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온열질환자가 늘어나고 가축이 집단 폐사하는 등 농가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어제는 경남 양산에서 41.4℃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다.여름철 폭염·폭우는 지구온난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적도 부근의 수온 상승을 극한기후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환경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 봄이면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불편하고 힘들어도 당연하게 여겼다. 날씨가 역대급으로 덥다는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폭염이나 열대야, 그리고 동남아에서나 경험하는 스콜과 같은 빗줄기가 쏟아져도 그러려니 한다. 오히려 지금까지 전기를 마음껏 쓰다가 갑자기 기후환경을 의식해 절약해야 한다니 불편한 기색이다. 기후 위기나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자원의 무분별한 사용과 오남용에서 비롯된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본다. 삶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인간의 자유와 창의, 다양한 개성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이슈로 대두되어야 할 때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밑바닥부터 보다 문화적이고 보다 예술적인 샘물이 솟아나게 해야 한다. 정말 ‘가치 높은 행복한 삶’은 문화와 예술의 샘에서 자아올려야 한다.


오세영 시인은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라고 했다.


이즈음 해서 한번쯤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봐야할 때가 된 것 같다.


우리는 앞만 보고 멈춤없이 너무 바쁘게 달려왔다.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 그럴수록 시집 한 권이라도 읽는 여유 갖기를 권유한다.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8월


오세영


8월은 분별을 

일깨워 주는 달이다. 

사랑에 빠져 

철없이 입맞춤하던 꽃들이 

화상을 입고 돌아온 한낮, 

우리는 안다. 

태양이 우리만의 것이 아님을, 

저 눈부신 하늘이 

절망이 될 수도 있음을, 

누구나 홀로 

태양을 안은 자는 

상철 입는다. 

쓰린 아픔 속에서만 눈뜨는 

성숙, 

노오랗게 타 버린 가슴을 안고 

나무는 나무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비로소 시력을 되찾는다. 

8월은 

태양이 왜, 

황도(黃道)에만 머무는 것인가를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달.


박상봉 사회부장

박상봉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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