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감독 "삼고초려 끝 만난 소지섭, 연기 깊이에 놀랐죠"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31 08:58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호평…"소지섭·최대훈·윤경호 우정 연기에 울컥"


"스테이지 깨는 느낌 주려 액션 변주…폭력 수위 지적은 제작진 과제"


'김부장'을 연출한 이승영 감독'김부장'을 연출한 이승영 감독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납치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처절한 부성애를 그린 SBS 드라마 '김부장'은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한 인기 속에 종영했다.


'김부장'의 인기 요인으로는 소지섭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흡과 함께 빠르고 통쾌한 액션과 유쾌한 코미디의 절묘한 조합이 꼽힌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연출자 이승영 감독은 액션과 코미디 연출이 처음이라며 "제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었다"며 "현장에서 작은 기적들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캐릭터에 자기 영혼을 실어서 진정성이 배가 됐다"며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 단역까지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그는 "액션도 잘하고, 아버지 연기도 잘한다. 칭찬할 게 너무 많은 배우"라고 소지섭을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이 남자는 움직이는 게 너무 멋있다. 그냥 몸에 익은 멋짐"이라며 "일부러 화려하게 장면을 구성하지 않아도 배우의 멋스러움이 충분히 풍겨 나오더라"고 극찬했다.


소지섭은 딸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버지를 연기한 '김부장'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감독은 "연출자는 캐스팅을 위해 배우를 많이 연구하기 때문에 소지섭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1회를 촬영하며 전에 볼 수 없던 연기의 깊이가 나오는 걸 보고 놀랐고 소지섭에게 많이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삼세번 만에 소지섭의 손을 잡았다. 2019년과 2024년 다른 작품으로 출연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고, 지난해에야 '김부장'으로 캐스팅 '삼고초려'에 성공했다.


배우 소지섭배우 소지섭 [SBS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김부장'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특수요원 출신인 아버지가 평범하게 살다가 딸이 납치되자 정체를 드러내고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는 액션물이다.


소지섭을 필두로 친구 성한수 역의 최대훈, 박진철 역의 윤경호 등 배우들의 액션과 연기가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스타일리시한 액션 장면이 입소문을 탔다.


5회에서 김부장이 박영광(옥택연 분)의 동생 박강성(김성규)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두 사람의 그림자로 액션의 실루엣을 강조했고, 9회 어둠 속 총격전 장면에선 김부장과 대치하는 북한 요원 시점의 일인칭 액션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 감독은 "액션에 관해선 원칙이 있었다"며 김부장이 딸을 찾는 전개 과정에 (게임처럼) 스테이지를 깨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장소나 조명색에 변주를 줬고, 주요 인물의 액션도 스타일을 달리해 보는 맛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인간병기와도 같았던 김부장의 과거를 설명하기 위한 액션 장면에선 인공지능(AI)을 100% 사용했다. 소지섭이 복면을 쓴 채 총격전을 벌이고, 거칠게 차량을 몰아 절벽 아래로 떨어져 강물에 잠기는 장면까지 대규모 액션 장면이 AI로 구현됐다. 한국 드라마가 한 시퀀스를 통째로 AI로 제작한 것은 '김부장'이 처음이다. 다만, AI 제작을 시도한 시퀀스는 과거 부분에 국한해 조심스럽게 사용했다.


판타지적 요소가 돋보이는 액션은 드라마 인기 요인으로 꼽히지만, 두피를 뜯거나 이를 뽑는 가학적인 장면 등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 감독은 "심의를 지키면서도 이야기의 핵심을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며 "시청자들이 불편하셨다면 그것 또한 제작진의 과제"라고 말했다.


과도한 노출광고(PPL)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드라마 산업이 굉장히 어려운 가운데 작품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며 "다만 드라마가 성공했기 때문에 PPL을 마음대로 했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 첫 방송 날 이미 10부까지 제작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김부장' 포스터'김부장' 포스터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감독은 '김부장'이 '사이다' 복수물 대신 권선징악, 사필귀정의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로 해석되길 바랐다.


그는 "(작품 인기에) 대중은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은 일이 드라마 안에서만이라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런 바람을 어느 정도 채워준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 딸을 구하기 위해 목숨도 거는 중년 아저씨들의 우정은 '김부장' 인기의 또 다른 동력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성한수, 박진철이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김부장에게 주먹을 꽂는 장면을 찍으며 실제로 울컥했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의 표정을 보며 오랜 세월 전장을 누비며 생사고락을 같이 한 친구들의 우정이 이거겠다고 생각했다"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007년 케이블 채널 MBC드라마(DRAMA)에서 방송된 '별순검' 시즌1을 시작으로 '특수사건 전담반 텐' 시리즈, '실종느와르 엠', '보이스2' 등을 연출했다. mari@yna.co.kr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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