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5.8바퀴 거리 비행…생후 42일 아기부터 99세까지 '중증환자 골든타임' 사수
조종사 "환자 태울 때마다 살아서 가족 재회하길 기도"…일본서 '제2의 닥터헬기' 준비
임무 마친 1세대 닥터헬기 [단국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연합뉴스) 김준범 변선진 기자 = 충남 하늘을 10년 넘게 누비며 중증 응급환자 1천441명을 이송한 1세대 닥터헬기가 임무를 마쳤다.
17일 충남도와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기존 소형 닥터헬기 AW-109EMS는 지난 2016년 1월 운항을 시작한 뒤 지난달까지 1천851차례 출동했다.
누적 비행거리는 23만1천801㎞로, 지구 둘레 약 4만㎞를 기준으로 5.8 바퀴를 돈 것과 맞먹는다.
출동 지역은 서산이 834회로 가장 많았고 홍성 373회, 보령 205회, 당진 158회, 태안 136회 등의 순이었다.
상급종합병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서해안과 농어촌 지역에서 중증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
충남 닥터헬기는 전국 다섯 번째로 도입됐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또는 1급 응급구조사가 탑승해 현장 도착 직후부터 병원 이송 때까지 응급처치를 제공하며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렸다.
2019년 5월에는 운항 40개월 만에 출동 1천회를 돌파하는 등 충남 항공 응급의료의 기반을 다졌다.
임무 마친 1세대 닥터헬기 [단국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송 환자의 연령도 생후 42일부터 99세까지 다양했다.
최연소 환자는 운항 첫해인 2016년 2월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 생후 42일 된 여아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는 당시 폐렴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최고령 환자는 2017년 5월 떡을 먹다가 목에 걸린 99세 여성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1월에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헬기 이송 중 심정지 상태에 빠졌으나 탑승 의료진이 심폐소생술과 네 차례 제세동, 응급 약물 투여를 이어가 환자를 소생시키기도 했다.
해당 환자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뒤 일상으로 복귀했다.
1세대 닥터헬기와 4년 반을 함께한 김승현 조종사는 "환자를 태우고 이륙할 때마다 꼭 살아서 가족을 다시 만나기를 기도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 일을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헬기는 지난 1일부터 중형 닥터헬기 AW-169EMS가 운항을 시작하면서 충남에서의 임무를 끝마쳤다.
앞으로 일본의 닥터헬기 운영업체에 매각돼 현지에서도 응급환자 이송에 투입될 예정이다.
운항사 측은 양호한 기체 상태와 환율 영향으로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에서 23만㎞ 넘게 날며 많은 생명을 살린 닥터헬기는 이제 일본 하늘에서 두 번째 임무를 이어간다.
신형 닥터헬기와 김승현 조종사 [촬영 변선진]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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