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수장 출신 미얀마 대통령 방중 앞두고 우려 확산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에서 미얀마 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미얀마계 미국 학자가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시기 미얀마에서도 미국 사업가가 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며 군사정권 수장 출신인 미얀마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중을 앞두고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로이터·AFP통신과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얀마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인 민 진의 간첩 혐의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린 대변인은 이달 초 그가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쿤밍에서 실종됐다는 내용의 외신 보도에 대해 답변하면서 체포 사실이 광저우 주재 미 총영사관에도 통보됐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민 진이 간첩 및 국가 안보 위해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 진은 1988년 미얀마 민주화 항쟁에 참여한 학생 운동가 출신으로 이후 미국으로 망명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 거점을 둔 미얀마 전략정책 관련 싱크탱크를 설립한 그는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의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혀왔다.
특히 미얀마 북부 카친주의 희토류 광산과 중국 지원 인프라 투자에 주목해왔다.
연구 목적으로 중국을 자주 방문했던 민 진이 이달 초 쿤밍을 방문했다가 연락이 두절됐으며 미 당국자들이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그의 지인들은 전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11일에는 미얀마에서 현지 보안업체를 운영하는 미국인 사업가 애덤 카스티요가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민 진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며 주기적으로 미 워싱턴을 방문해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지자이기도 하다.
카스티요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미얀마로 돌아오면서 공항에서 구금됐다고 이 사안과 관련된 설명을 들은 인사들은 전했다. 그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당국은 중국과 미얀마에서 미국 시민이 각 1명씩 구금됐다는 보도를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추가 정보 제공은 하지 않았다.
잇달아 벌어진 두 사례가 서로 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 문제로 미국 시민을 체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WP는 짚었다.
잇단 사건으로 미얀마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나 활동가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관련 연구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권력을 장악한 이후 중국 정부와 더욱 밀착해왔다.
군정 수장 출신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이달 초 인도를 찾은 데 이어 오는 15∼19일 중국을 국빈방문한다.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얀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은 미얀마와 포괄적 전략 협력을 심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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