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디카 시(4)》'섬 '
섬
섬은 바다에만 있는가
뭍에도 인간 섬이 있다고
내 섬 네 섬 우리 섬이라
섬 개방 살아서 할려나
ㅡ 권 비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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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카시는 짧은 언어로 오늘의 인간 존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사유의 시이다.
간결하지만 여운이 깊어, 해설보다는 하나의 작은 철학으로 읽히는 작품이다.
먼저 첫 구절,
“섬은 바다에만 있는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섬’의 개념을 뒤집는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섬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고립된 존재를 떠올리게 하지요. 질문형 문장은 독자를 사유로 끌어들이는 문학적 장치이다.
이어지는 “뭍에도 인간 섬이 있다고”에서는 그 은유가 명확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 군중 속에서도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인간 섬’이라는 표현으로 압축된다. 이는 단순한 고독을 넘어, 관계의 단절과 소통 부재라는 사회적 병리까지 암시한다.
“내 섬 네 섬 우리 섬이라”는 구절은 한층 더 의미를 확장한다. 개인의 고립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섬에 갇혀 살아가는 집단적 현실임을 드러낸다. ‘우리’라는 단어가 오히려 공동체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지점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섬 개방 살아서 할려나”는 이 시의 핵심 질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과연 자신의 섬을 열 수 있는가. 즉, 마음의 문을 열고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는 단순한 희망이라기보다, 다소 회의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어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작품의 미학은 ‘디카시’ 특유의 순간 포착성과 압축성에 있다. 아마도 어떤 풍경—고립된 사물이나 공간—을 보며 촉발된 감정이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로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詩지만,
공간 → 인간 → 사회 → 존재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매우 단단하다.
결국 이 시는 묻고 있다.
우리는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각자의 섬에서 표류하고 있는가.
이 작품은 단순한 고독의 노래가 아니라
'관계 회복에 대한 절박한 물음' 으로 읽히는, 울림 큰 디카시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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