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풍경(10)] 학동 몽돌,이정환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4-27 06:44


시조가 있는 풍경(10)



거제도 

한려해상

흑진주 몽돌해변


매끈한 

조약돌을

몰래 슬쩍 집다가


살며시 

내려놓는다

이 자리가 제 자리


- 이정환,「학동 몽돌」


위 시조는 학동 몽돌해변이라는 구체적 공간을 배경으로, ‘소유’와 ‘자리’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매끈한 몽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짧은 행위가 전부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 중요한 깨달음이 스며 있다. 


“몰래 슬쩍 집다가”에는 인간의 소유 욕망, 혹은 아름다운 것을 갖고 싶어 하는 본능이 드러난다. 하지만 “살며시 내려놓는다”로 이어지며, 그 욕망은 스스로 절제된다.


핵심은 마지막 구절 “이 자리가 제 자리”이다.


몽돌은 바닷가에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온전한 존재이며, 인간이 그것을 가져가는 순간 본래의 질서가 깨진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동시에 이는 인간 자신에게도 향하는 메시지다. 모든 존재는 있어야 할 자리, 머물러야 할 자리가 따로 있다는 깨달음이지요.


결국 이 시조는 작은 자연물 하나를 통해 욕망 → 자각 → 절제 →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흐름을 간결하게 보여주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조용히 일깨우는 작품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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