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충동 이어지자 국제유가 100달러 근접·미 국채금리 재차 상승
뉴욕증시 3대지수 하락…미 반도체지수는 1.3%↑
"'7천피' 심리적 저항…국내증시, 눈치보기 장세 전망"
잘나가다 미끄러진 코스피…0.58% 하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로 마감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9.8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9일 코스피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유가 상승, 미국 물가 지표 경계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강세를 바탕으로 7천선을 탈환을 다시 시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상승 출발해 오름세를 이어가다 정규장 막판 하락 전환해 전 거래일 대비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로 마감했다.
지수는 50.40포인트(0.72%) 오른 7,045.79로 출발해 한 때 7,171.52까지 올랐지만 결국 '7천피'(코스피 7,000)를 반납한 채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전날까지 4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갔지만, 개인이 3조원 넘게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천482억원, 6천427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3조329억원 순매도했다. 기타법인은 1조7천586억원 매수 우위였다.
정규장 전반부에 코스피를 견인한 삼성전자[005930](-0.19%)는 결국 하락 마감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0.56%)도 상승폭을 줄였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남부 에너지 관련 시설 여러 곳이 피격됐으며 화재로 일부 가동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이번 주 후반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심이 유입됐고,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갈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말과 노동절 연휴로 휴장한 뒤 거래를 재개한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58%와 0.32% 내렸다.
간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이란과 가까운 후티 반군 영향력이 미치는 홍해 항로에서도 교전이 격해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장 마감쯤에는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걸프 해역의 하르그섬 인근 해상에서 이란 소형 유조선이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해군도 미군의 이러한 공격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0.95% 올라 배럴당 97.92달러를 기록했으며,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03달러로 전장 대비 1.69% 상승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805%로 올라 4.8%를 재차 넘어섰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관련 종목은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30% 올랐다.
종목별로는 인텔(9.05%), AMD(5.90%), 브로드컴(2.98%), 시게이트(6.49%) 등이 급등했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4.83% 뛰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씨티그룹의 TMT(기술·미디어·통신) 컨퍼런스와 골드만삭스 컨퍼런스 등을 통해 AI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관련 종목군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외 이슈로 인한 위험투자 심리 악화에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55%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장중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
특히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반영해 유가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어 관련 대외 변수의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유 공급을 제한하는 충돌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95∼120달러에서 거래될 수 있으며,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훼손되는 광범위한 충돌로 확산할 경우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주의 강세에도, 미-이란 갈등 재고조와 8월 CPI 경계심리 확대 등으로 7천 포인트 부근에서 상단 저항을 받으며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중동 불안 속 개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코스피 7천 포인트가 매물대로 작용했다"며 "8월 이후 코스피가 여러 차례 장중 7천 포인트 진입에 실패하면서 해당 지수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인식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