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切磋琢磨),
사람은 갈고 닦을수록 빛난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인격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돌이 다듬어져 옥이 되고, 쇠가 불과 망치를 만나 단단한 칼이 되듯 사람 역시 배움과 경험,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사성어 절차탁마(切磋琢磨) 가 바로 그런 삶의 자세를 일깨운다.
‘절(切)’은 뼈나 상아를 자르는 것이고, ‘차(磋)’는 그것을 쪼개고 다듬는 일이다. ‘탁(琢)’은 옥을 쪼아 모양을 만드는 것이며, ‘마(磨)’는 갈아서 윤을 내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자르고, 쪼고, 갈고, 닦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말은 《시경》에 나오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군자의 학문과 수양이 뼈와 상아를 자르고 다듬고, 옥과 돌을 쪼고 갈아 완성하는 과정과 같다는 비유다. 처음부터 빛나는 보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손질과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아름다운 빛을 낸다는 뜻이다.
여기에 《논어》의 가르침까지 겹쳐 보면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좋은 벗과 함께 배우고 서로의 잘못을 일깨우며 자신을 바로잡는 과정 역시 절차탁마의 중요한 모습이다.
현대사회에서 절차탁마는 단순히 ‘공부하라’는 말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나아지는 것, 그것이 절차탁마이다.
젊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일이 절차탁마일 수 있다. 직장에서는 자신의 업무 능력을 끊임없이 향상시키는 것이 그렇다. 예술가에게는 작품을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이 절차탁마이며,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한 문장을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다듬는 일이 절차탁마다.
나이가 들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후반부야말로 절차탁마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때다. 세월이 쌓였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고집하기 쉬운데, 진정한 성숙은 오히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배우고, 젊은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며, 충고를 들으면 자존심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 때로는 나의 모난 성격을 깎아내고, 지나친 욕심을 갈아내며, 말 한마디를 조심스럽게 다듬는 것 역시 인생의 절차탁마다.
특히 절차탁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서로’라는 의미다.
혼자서 자신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과 어울리며 서로 충고하고 격려하는 과정은 사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다만 충고라는 이름으로 남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상대의 모난 부분을 지적하기 전에 나 자신의 모난 부분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오늘날에는 남의 단점을 찾아내고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치는 데는 인색한 경우가 많다. 남을 바꾸려 하기보다 내가 먼저 변하는 것, 그것이 절차탁마의 출발점이다.
돌도 갈지 않으면 빛을 내지 못하고, 옥도 쪼지 않으면 그 가치를 드러내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배움으로 지식을 갈고, 경험으로 지혜를 닦고, 만남으로 인품을 다듬으며, 성찰로 마음의 때를 씻어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완벽한가가 아니라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에 완성되는 작품이 아니다.
오늘도 부족한 나를 한 번 더 자르고, 한 번 더 다듬고, 한 번 더 갈고 닦는 것.
그렇게 세월의 손길을 견디며 만들어진 사람에게는 어느 순간 말과 행동에서 은은한 빛이 난다.
절차탁마란 결국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수양의 기술이다.
그러니 나이를 탓하지 말고, 환경을 탓하지 말자.
오늘부터라도 배우고, 돌아보고, 고치고, 다듬자.
사람은 늙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만이 아름답게 완성된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 다시 새겨야 할 절차탁마의 가르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