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AG·세계선수권서 금메달 18개 수집한 '최강 활잡이'
항저우 대회 예선 라운드 4위 그쳐 출전 못 한 아쉬움 털 기회
3관왕 김우진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 김우진이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취재진에 메달을 보이고 있다. 2024.8.10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김우진(34·청주시청)은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활잡이다.
주요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수가 증명한다. 올림픽(5개), 세계선수권대회(10개), 아시안게임(3개)에서 도합 18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남자 양궁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월드컵 파이널,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더하면 김우진의 금메달은 30개가 넘는다. 여느 선수라면 일생 하나도 따내기 어려운 금메달들이다.
그런 김우진에게도 아쉬웠을 대회가 있다. 바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다.
김우진은 2023년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보란 듯 남자 리커브 1위를 차지했다.
당당히 항저우로 떠났으나 정작 사로에 설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대진표 결정을 위해 치르는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항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양궁 종목별 엔트리는 4명이었다.
여기에 개인전에는 남녀 각 2명, 단체전에는 3명, 혼성 단체전에는 남녀 각 1명씩 출전하도록 돼 있었다.
다른 나라들은 출전권을 4명의 선수에게 적절히 배분하곤 했지만, '최강' 한국 양궁은 달랐다. 예선 라운드를 '마지막 선발전'으로 삼았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는 순으로 각 종목 출전자를 최종 확정했다.
실전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를 가려내려면 정성적 요소를 배제하고 철저히 정량적으로만 평가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김우진은 항저우에서 그렇게 경쟁의 기회를 놓쳤다. '최강의 궁사'임에도 동료들을 위해 음지에서 헌신했다.
김우진 '금메달입니다'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관중을 향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4 hwayoung7@yna.co.kr
관중석에서 목이 터지라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치진이 쓰는 망원경과 삼각대 등 각종 장비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동료가 깜박한 소속팀 모자를 믹스트존까지 배달해주는 '잡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우진이 묵묵히 뒷바라지한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각 종목 엔트리가 3명으로 줄었다. 항저우 때와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함께한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이 이번에도 김우진과 팀을 이루게 됐다. 우애가 깊기로 유명한 '양궁 삼총사'들이다.
항저우에서 '맏형'이었던 오진혁은 대표팀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한다.
누구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활 솜씨를 10년 넘게 유지해온 김우진이다. 여기에 동료와 코치진 면면까지 더할 나위 없다. 항저우의 아쉬움을 날려 보낼 기회다.
최근 흐름도 좋다. 김우진은 올해 월드컵에서 개인전 시상대엔 오르지 못했으나 김제덕, 이우석과 2, 3, 4차 대회에서 거푸 남자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개인전 우승,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단체전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김우진은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인 광저우 대회에서 단체전, 개인전 2관왕에 올랐고, 두 번째 무대였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