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차기' 수사 검사 "검경 사건 '핑퐁'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8-16 08:20

김세희 변호사 "성폭력 수사 난항 예상…증거 확보 시기 놓칠 수 있어"


김세희 법무법인 더킴로펌 변호사김세희 법무법인 더킴로펌 변호사 [김세희 변호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사건이 '핑퐁'하듯 오가는 사이 증거는 사라지고,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수사한 김세희 법무법인 더킴로펌 변호사는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수사가 지연되면서 증거 확보의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2010년 검사로 임관한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성폭력 전담 검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4월 퇴직했다.


15년간 담당한 사건이 1만9천500여건에 이르는 그는 그동안 만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간 '지키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를 출간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장면부산 돌려차기 사건 CCTV 장면 [연합뉴스TV 제공]


김 변호사는 지난 13일 연합뉴스와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로 특히 우려되는 범죄로 친족 성폭력과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꼽았다.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뿐 아니라 범행 당시의 정황과 객관적인 증거를 제때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친족 성폭력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족이라는 특성 때문에 피해자가 진술을 주저하거나 번복하는 경우가 많다.


김 변호사는 "과거 맡았던 사건 중 피해자가 한 차례 성폭력 피해를 신고했지만, 어머니의 부탁으로 가해자를 용서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었다"며 "이후 피해가 다시 이어졌고 피해자는 두 번째 신고에 나섰지만, 수사 과정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족 성폭력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처음부터 모든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다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담당 검사가 피해자를 직접 만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피해 사실이나 범행 정황이 검사가 피해자와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되고, 이를 토대로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애인 성폭력 사건도 마찬가지다.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이나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아, 진술을 구체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 등 증거를 확보하기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사건일수록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변화 앞둔 검찰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변화 앞둔 검찰 [연합뉴스 자료 사진]


김 변호사는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를 없애는 대신 경찰에 보완 수사를 맡기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예전에는 경사·경위·경감 정도의 경찰관들이 수사했는데 최근에는 순경들이 수사하는 경우도 많더라"며 "기록을 읽었을 때 '여기도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기소할 사건뿐 아니라 불송치로 종결될 사건까지 접수된 모든 사건을 수사해야 해 개별 사건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수사는 여러 사람이 보고 공을 들일수록 촘촘해지고 정교해진다"며 "경찰은 기소할 만한 사건이든 아니든 모든 사건을 수사해야 하므로 그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직접 부족한 부분을 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다시 보완 수사를 요구하고, 여기에 처리 기한까지 두는 방식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성실한 경찰관이라고 하더라도 기록에 보완 수사 요구가 10장씩 내려오면 한두 달 안에 모두 끝내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기한 안에 끝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찰관을 징계하거나 시정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완책으로 내놓는 방안들은 현장의 물리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인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경찰, 형소법 후속 조치 본격화법무부·경찰, 형소법 후속 조치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법무부·경찰이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가운데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2026.8.4 ondol@yna.co.kr


김 변호사는 이번 제도 개편이 100년을 내다보는 큰 변화인 만큼 범죄 유형과 피해자의 특성을 세밀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을 때 죄명별로, 피해자별로 어떤 어려움이 생기는지 현장 점검을 하고 여러 전문가가 촘촘하게 다듬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인지수사나 특정 피의자 군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에 전체 수사 체계를 바꾸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테이블 50개가 있는 식당에서 한 테이블이 싸우고 있다면 해당 테이블만 덜어내면 되는 일"이라고 비유했다.


김 변호사는 결국 중요한 것은 수사권을 어느 기관이 갖느냐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제때 밝히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사건이 '핑퐁'하듯 오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고 그사이 증거가 사라진다면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특히 친족이나 장애인 성폭력처럼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호소하기 어려운 사건에서 이런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08-17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