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초유 ‘중대 행정재해’… 선관위 해체 수준 개혁해야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07 17:27


사상 초유 ‘중대 행정재해’… 선관위 해체 수준 개혁해야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의 1948년 제헌의회 선거 때부터 한 차례도 없었던 기막힌 일이다. 당시엔 문맹률이 80%에 달해 투표용지에 사진과 막대기 개수까지 넣어 후보자를 구분했는데, 그때도 투표용지 부족은 없었다. 1960년 4·19 민주혁명을 계기로 단행된 개헌에서 다시는 부정선거가 없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기관’으로 설치됐지만, 최근 ‘소쿠리 투표’와 온갖 비리가 불거진 것과 맞물려 해체 수준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우선, 투표용지 인쇄 계획부터 배포와 투표 관리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선거 관리 조직 전반의 심각한 기강 해이를 말해준다. 용지 부족으로 가장 많은 유권자가 피해를 본 서울 송파구의 경우, 선관위 측은 선거인수의 50%에 해당하는 용지만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다. 투표율 50% 이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준비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철저한 진상 조사를 거쳐 실무선에서 최고 관리 부분에 이르기까지 사법적 책임은 말할 것도 없고 행정적·정치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근원적 문제는 선거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사실이다. 그러지 않아도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시비가 심각했다. 일부 선거의 무효 시비와 재선거 요구 등 일파만파 논란도 일어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구분해 엄하게 형사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대 행정재해’다. 엄중한 문책이 당연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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