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청라, 이전 개관 기념 김성수 조각가 초대전 개최

박상봉 사회부장 기자

등록 2026-10-19 13:54

‘사람을 만나다 Ⅸ’… 10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230여 점 선보여

나무 조각에 담아낸 인간의 표정과 삶의 희망… 테라코타·세라믹·회화로 작품 세계 확장

김성수, 날으는 여자, 36Ⅹ13Ⅹ3.5cm

김성수, 소녀와 꽃, 24Ⅹ33.5cm대구의 갤러리청라가 이전 개관을 기념해 중견 조각가 김성수의 개인전 ‘사람을 만나다 Ⅸ’를 오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개최한다.


대구 삼성창조캠퍼스 아티스트센터 D동 208호에 새롭게 문을 연 갤러리청라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독자적인 미학적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들을 계절별로 초대해 연간 4회, 각 6주간의 기획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김성수 작가가 2017년 서울 통인갤러리에서 처음 선보인 ‘사람을 만나다 Ⅰ’ 이후 10여 년간 이어온 연작의 아홉 번째 전시다.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삶의 희망을 나무에 새겨온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김성수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휴머니즘이다. 그가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은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나무 조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꽃을 든 남자와 새를 타고 하늘을 나는 여자, 호랑이와 말, 봉황새 등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상들은 때로 허공에 매달리고 때로 선반 위에 놓여 관람객과 마주한다.


특히 그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새와 꽃, 하늘을 향한 몸짓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삶이 깊숙이 스며 있다.


어린 시절 다리를 크게 다친 그는 오랜 시간 걷고 달리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음껏 걷고 싶고 달리고 싶었던 소망은 어느새 자유롭게 날아오르고 싶은 꿈으로 이어졌다. 그 꿈은 세월이 흐르면서 꽃과 새, 날아오르는 사람의 형상으로 작품 속에 자리 잡았다.


작가는 훗날 자신의 작품에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된 꿈과 열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조각은 단순한 인물의 재현을 넘어 육체의 한계를 상상력으로 뛰어넘으려는 예술적 의지이자, 인간의 자유와 희망을 향한 조형적 언어로 읽힌다.


김성수는 나무라는 재료가 지닌 본래의 생명력에도 주목한다. 정교한 기교나 인위적인 장식을 앞세우기보다 나무를 자르고 깎는 과정에서 우연히 드러나는 선과 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표정을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


그는 “나무에 내재한 투박한 생명력을 살리고 싶다. 가능한 한 기교를 덜어내고 직관적으로 다루며, 내가 만나거나 생각하는 사람의 살아 있는 표정에 접근한다”고 작업 철학을 밝혔다.


이어 작은 나무토막을 다듬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선과 면의 묘미를 발견하고, 그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조형 철학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 230여 점이 출품된다. 인물의 표정과 삶의 숨결을 담아낸 나무 조각이 중심을 이루지만, 테라코타와 세라믹 작품은 물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평면 회화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입체 조각에서 평면 회화로 확장된 표현 방식은 작가의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나무의 질감과 형태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해 온 그의 조형 언어가 서로 다른 재료와 매체를 만나 어떻게 변화하고 확장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다.


1958년생인 김성수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오랜 시간 독자적인 조각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대표 작품들은 대구미술관과 대구문화예술회관, 웃는얼굴아트센터 등에 소장돼 있다.


2022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중견작가’에 선정됐으며, 2025년에는 행복북구문화재단의 EAC 작가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되는 등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전시는 한 조각가가 10여 년 동안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표정과 삶을 나무에 새기며 쌓아온 예술적 성과를 집약한 자리다. 동시에 어린 시절의 상처를 자유와 희망의 이미지로 승화시켜 온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투박한 나무토막에서 피어난 사람들의 표정, 꽃을 들고 하늘을 꿈꾸는 형상들은 관람객에게 인간다운 삶의 아름다움과 예술이 지닌 위로의 힘을 전한다.


전시 문의는 갤러리청라(010-2503-5100)로 하면 된다.


박상봉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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