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실태 현장 조사·분석 과정서 발견…항의 서한 전달 예정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설명문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세계 4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관 전시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중국과 일본의 그늘에 가두는 왜곡된 서술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최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찾아 아시아관과 한국관 전시를 현장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이를 바로잡기 위한 글로벌 시정 캠페인에 착수한다고 27일 밝혔다.
반크는 최근 '제44회 재미한국학교협의회(낙스) 학술대회·정기총회' 참석차 미국 뉴저지를 방문했을 때 현지 문화시설의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반크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한국관의 대표 설명문은 겉으로는 한국 문화를 우호적으로 묘사하는 듯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한국의 독자적 역사와 창조성을 깎아내리는 4가지 고도화된 왜곡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요충지인 한반도에 있다"고 단편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만주와 연해주를 호령한 대륙형 국가들의 역사를 통째로 사장하고, 과거 일제 식민사학의 '반도성론'과 중국 동북공정 논리에 빌미를 제공하는 서술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 문화를 "실크로드 동쪽 끝에서 외부 문화를 수용해 변형·전달한 교차로"로 묘사한 것도 문제 삼았다.
고려청자, 조선백자, 한글 등 고유의 창조성을 저평가하고 중국과 일본 사이의 단순한 매개체로 치부하는 서구 학계의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설명문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크는 미술관 측이 "7세기에 통일 국가로 등장했다"는 단선적 표현을 사용해, 신라 삼국통일 이전 수백 년 이상 존재한 고대 삼국시대와 고조선의 독자적 역사 체계도 지워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17∼18세기 조선 달항아리의 상·하부 접합 제작 기법을 20세기 강대국의 점령과 남북 분단이라는 현대의 정치적 비극에 무리하게 비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문화를 예술 고유의 가치가 아닌 '외세의 수난을 극복하는 수동적 대상'으로 낙인찍은 시대착오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반크는 한반도 주변 해양을 표기한 지도에서 한국 고유 영토인 '독도'와 '동해' 표기가 누락된 점도 확인했다.
1개의 방으로 구성된 한국관은 중국관(23개)의 20분의 1, 일본관(10개)의 6.5분의 1에 불과했다. 이처럼 양국 전시실 사이에 부속실처럼 배치돼 관람객들에게 한국 문화가 양국의 그늘에 위치한 종속적 문화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태 단장은 "과거에는 박물관 안내문의 단순 지명 오기를 수정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더 고도화되고 은밀하게 작동하는 편향적 프레임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며 "왜곡된 전시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 브랜드 위상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한국관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크는 미물관 측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해 왜곡된 서술에 대한 시정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또 주미국 한국대사관, 문화체육관광부, 동북아역사재단 등 정부 유관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청원을 자체 국가정책 소통 플랫폼 '울림'을 통해 공론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 세계 한류 팬 및 네티즌과 연대해 해외 주요 박물관 내 한국관 전시 공간 확장 및 콘텐츠 고도화를 요구하는 글로벌 온라인 청원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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