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당 35만원·2억 넘게 쓴 중독자도…의사 2명 등 14명 송치
일반 마취제도 섞어 써…"덱스메데토미딘 마약류 지정 요청"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장소로 쓰인 청담동 의원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원가보다 30배 높은 가격을 받고 투약하고, 잠든 환자에게 불법 촬영까지 일삼은 의사가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의사 2명과 행정실장 1명, 투약자 11명 등 총 1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40대 의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신이 개설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의원에서 7명에게 1회당 35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등을 투약해 4천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는다.
미용 시술을 가장한 불법 투약이었다.
프로포폴을 맞고 잠든 환자의 신체를 총 27차례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프로포폴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씨와 동업 관계인 50대 의사 B씨도 약 1년간 8명에게 총 111차례 프로포폴 등을 투약해 4억1천700만원을 취득한 혐의로 붙잡혔다.
이들이 책정한 1회 투약 비용 35만원은 약물 원가의 약 31.7배에 달했다.
특히 하루 최대 1천350만원을 결제한 중독자, 11개월 만에 64차례 내원해 2억5천300만원을 탕진한 중독자도 있었다.
약물에 취해 13시간을 의원에 머문 사례도 있었다.
두 의사는 단속을 피하고 수면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일반 수면 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 등을 마약류와 함께 투약하는 수법도 썼다.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되다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약물은 최근 신종 약물로 적발돼 마약류 지정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용 마취제인 '메데토미딘'과 사실상 같은 성분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들 약품에 대한 마약류 지정 등을 요청했다.
동물용 마취제 메데토미딘 [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의사 2명을 상대로 4억5천700만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2023년 7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의자들의 병원과 주거지,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장기간 증거 확보에 공을 들였다.
다만 경찰은 "두 의사가 동업 관계이지만 다른 층을 사용했고, 친분이 깊지 않다"며 공범 관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B씨는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의 감시가 닿지 않는 병원, 특히 1인실을 악용한 중대 범죄"라며 수면 마취 시 의료인의 단독 진료를 제한하고, 간호사 등 제삼자가 반드시 동석하는 '샤페론(보호자) 제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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