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원을 숙소에 감금…수산업계 "이례적이고 반인권적"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25 07:57

불법체류 이탈 막으려 잠금장치…과잉 통제, 인권 침해 수사


외국인 선원 ※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 사진외국인 선원 ※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 사진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박성제 기자 = 최근 부산에서 선원 취업을 위해 입국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들이 숙소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외국인 선원 관리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산업계에 선원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선사들은 해외 인력 공급업체를 통해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 선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사와 계약한 선박 대행업체는 항공편으로 입국한 외국인 선원들이 배에 탈 때까지 이동과 숙박 등 전반적인 일정을 관리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경우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20명이 중국 국적 원양어선에 승선하기 위해 B-2(단기통과) 비자를 받고 김해국제공항에 입국했다.


당시 승선 예정인 중국 선박의 입항이 늦어지면서 이들은 부산 사상구의 한 모텔에 임시로 머물게 됐다.


문제는 선박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경호업체가 객실 문을 외부에서 걸어 잠그고 복도에 경호원 2명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객실 내에서 외국인 선원의 휴대전화 사용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외부와 물리적으로 차단된 감금 상태나 다름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외국인 선원 2명이 감시를 피해 이불을 찢어 만든 로프로 탈출을 시도하다가 1명이 추락사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어선어선 [전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업체들이 이처럼 외국인 선원을 무리하게 감금하고 통제한 배경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체류 이탈' 우려와 선원 공급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조'가 맞물려 있다.


실제로 국내에 입국한 뒤 도주해 불법체류 신분으로 취업하려는 외국인 선원들이 종종 있었다.


선원관리 업체는 외국인 선원이 이탈해 불법체류자가 되면 관계 당국으로부터 조사받는 것은 물론 인력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업계에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선사로부터 인력 공급 계약 해지 조치까지 당할 수 있다.


선사는 외국인 선원 송입·송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관련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수산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처럼 선원들을 사실상 감금하는 반인권적 행태는 수년 전부터 대부분 사라진 구시대적 관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외국인 선원에게 지급되는 임금도 과거에 비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입국한 외국인 선원이 간혹 다른 선사로 옮기는 경우는 있어도 불법 체류를 목적으로 도주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드물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와 시민단체 등 유관 기관이 비윤리적인 행태를 막기 위해 수시로 현장 점검을 벌이면서 이 같은 관리 방식은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또 다른 수산업계 관계자는 "예정된 선박의 출항이 미뤄지면 회사 숙소 등 별도 공간을 마련해 외국인 선원들이 머물도록 한다"며 "관리 대상이기는 하지만 식사나 일상생활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외국인 선원을 이런 방식으로 관리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반드시 근절돼야 할 비윤리적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박대행업체 대표와 경호업체 대표 및 직원, 선원들이 묵었던 모텔의 업주 등 5명을 감금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수산업계의 외국인 선원 관리 과정에서의 위법성과 인권 침해 여부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사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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