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뒷배' 얻은 北, 핵무력·경제발전 병진노선 속도낼듯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6-09 10:24

러시아 이어 중국도 사실상 북핵 묵인…대북제재 무력화 우려


'비핵화' 전제 북미·남북 대화 재개도 당분간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로서 양국 관계가 강력한 우방임을 공식 확인했다.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확보한 북한은 대북 제재 무력화를 바탕으로 핵무력 강화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 노선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악수하는 김정은과 시진핑악수하는 김정은과 시진핑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관람을 마치고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20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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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관영 매체 등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은 전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래왕(왕래)을 통한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고,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발전시켜 조중(북중) 관계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합의했다.


북중 양국은 "전략적 조정과 협력", "조중친선을 가장 중대한 제1의 전략적 사업" 등의 표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양국 관계가 전통적 동맹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확고히 했다.


이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의 중장기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우방이라는 점을 대외에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북한은 2024년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를 맺으며 외교,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경제·교육·사회·교통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기점으로 북중 관계 역시 이와 유사한 궤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중국 대표단에 군사·외교·경제·국방 분야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만큼, 향후 양국 간 공조는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을 비롯해 경제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의료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직접 언급하며 양국 간 교역과 인적 교류가 여러 방면에서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으로서는 경제난 극복과 군사력 고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강력한 모멘텀을 확보한 셈이다.


시진핑 북한 국빈 방문 환영공연 진행시진핑 북한 국빈 방문 환영공연 진행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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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회담 보도에서 '비핵화'라는 단어가 사라진 배경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9년 첫 방북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과 만나 "조선 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한반도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등 적극적 개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불가역적 핵보유국'을 천명한 상황에서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할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핵 보유를 묵인·방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년 전만 해도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 속에서도 유지됐으나 현재는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정세 변화도 이 같은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핵무력 강화를 최고의 '사회주의 위업'으로 선전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에 지지를 선언한 것은 북한의 핵무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겠다는 암묵적 뉘앙스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의제로 한 그 어떤 대화도 원천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북미 또는 남북 대화 재개 동력도 당분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이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됨에 따라 대북 및 대중 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이 약해진 엄연한 현실을 지적하며 '단계적 접근 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비핵화를 향해 가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핵물질 해외 반출 저지(모라토리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만 단기 목표로 잡고 협상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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